지역 언론사를 오랫동안 전전긍긍하다 보니 ‘창간’이라는 글자가 낯설지 않다. 1년이면 몇 개씩 생겨나고, 없어지기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이런 염치 때문에 어디 가서 제대로 명함 내밀지도 못하고 주뼛 주뼛하기 일쑤다. 심지어 한 지인은 “내가 모아 논 명함이 수십 장이야”라고 농담을 건넬 정도다.
세월이 많이 흐른 건 사실이다. 그만큼 환경도 변했다. 살아남기가 힘들어졌다는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을 해야 한다는 것은 ‘사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했던가. 명함은 바뀌었는지 몰라도 늘 성남을 지켜왔고, 오성수 초대 민선 시장부터, 2대 김병량 시장, 3~4대 이대엽 시장, 그리고 5대 이재명 시장까지를 지켜봤다.
언론의 흥망성쇠도 지켜봐야 했다. 성남신문, 성남타임즈, 분당뉴스(종이), UP, 시민신문, 광성신문, 자치신문 등 많은 이름이 거쳐 갔다. 그 속에서 소위 언론 밥을 먹으면서 자라온 사람도 있고, 사업가로 변신하거나, 정치로 방향을 바꾼 선후배들도 생겨났다. 또 후배들에게 ‘불가근 불가원’을 남기고 ‘소천’한 선배도 있다.
이렇게 20여 년을 맞은 지역 언론의 역사는 누군가 써 내려가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배고프지만 ‘언론’에 종사해야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 그렇게 분당신문은 탄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의 말 그대로 행정광고의 대상도 되지 않는 달랑 1년 된 신문이다. 초미니 신문사로 운영되기 때문에 후원독자와 발행인, 편집장 그리고 객원기자들이 전부다.
그러나 열정만큼은 10년 된 신문 못지않다고 자부할 수 있다. 1년 전 오늘 처음 태어났을 때 약속했듯 ‘읽고 싶은 신문’, ‘찾고 싶은 신문’을 만들어 나가고자 여전히 노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100만 시민 모두가 주인인 신문을 만들어 갈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기에 1년은 숨 가쁘게 달려왔다.
이제 첫 돌을 맞아 걸음마를 배운 만큼, 다음 1년은 보다 성숙한 자세로 지역을 돌아보고, 안목을 가지고 미래를 내다보는 신문으로 변신할 것이다. 더불어 독자의 참여를 더욱 늘리고, 지역 사회단체와 함께하고, 대안을 찾아내어 알리는 소통의 공간으로 ‘분당신문’이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그러기에 오늘 1년이 있기까지 남모르게 후원을 아끼지 않은 독자 여러분, 따끔한 충고와 촌철살인의 정신으로 댓글을 만들어 ‘댓글 저널리즘’을 세상에 알리는 네티즌, 그리고 분당신문을 알고 적극 지지해 준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