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왜 우리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나요”

최충일 사회복지전문위원 | 기사입력 2021/03/04 [09:39]

“그러니까, 왜 우리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나요”

최충일 사회복지전문위원 | 입력 : 2021/03/04 [09:39]

- 장애인을 고용한 기업체와 그렇지 않은 기업체에 맞는 교육 방식의 고민 필요

 

▲ 최충일

[분당신문] 직장 내 5대 법정의무교육 중 하나인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에서 인식개선이라는 말 자체가 부담스럽다. 주변 반응은 대체로'인식개선을 교육으로 한다고??'이다. 인식개선이라는 용어 자체만으로도 전달하려는 전문강사와 듣고자 하는 교육생 모두가 부담스럽다. 나 또한 그렇다.

 

“5가구 중 1가구는 장애인”, “우리나라 인구 5%는 장애인”, “장애유형 15가지가 있으며~” 등으로 교육을 시작하는 강사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이 내용들이 중요한가,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은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이나 ‘개인정보 보호교육’ 이나 ‘산업안전보건교육’과 같이 정보제공이 목적이 아니다.

 

또한 이들의 교육처럼 교육의 목적이 뚜렷하지 않다. 왜냐하면 인식이란 개인의 주관적인 경험과 집단 사이에 축적된 개념이기 때문에 정보전달만으로 교육의 목표를 달성할 수 없는 것이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은 그간 우리나라 장애인고용 정책, 지원에 있어 국가가, 정부가 노력해도 안되니까 인식개선교육까지 의무화 시킨, 말 그대로 대한민국 장애인 고용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다. 장애인 고용률이 OECD국가 대비 저조한 것을 사업주의 인식 부족을 그 원인 중 하나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가 연 1회, 그것도 1년에 1시간 교육받아서 인식이 개선될 것인가, 그렇지도 않을 것이다. 엄밀히 말하면 의무교육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이고 그것을 들어야 하는 사람들은 어쩌다 한번, 혹은 마지못해 한번 들을 수 밖에 없는 교육 중 하나가 되어버렸다.

 

이미 축적된 인식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그 동안 장애인 고용은 공공영역에서만 접근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민간 기업체들에게 부담을 주는가’라는 마음의 소리가 울릴 것이고 그것은 ‘그러니까 왜 우리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나요?’ 귀결될 확률이 높다.

 

장애인을 이미 고용한 기업체와 그렇지 않은 기업체에 맞는 교육 방식의 고민이 필요하다.

 

▲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에서 인식개선이라는 말 자체가 부담스럽다.

 

장애인을 한 번도 고용하지 않은 기업체라면 그 이유, 직무 특성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이들에게 있어 위에서 언급한 장애인 통계는 중요치 않다. 다시 말해 정보 전달 목적이 되면 안되는 것이다.

 

생각만으로 외면한 장애인 고용과 경험을 근거로 외면한 장애인 고용. 이 둘은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 전자는 막연한, 부정적 인식에 따른 결과이고 후자는 이미 경험한 근거들을 다시 한번 따져 볼 수 있도록 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그것이 인식개선교육의 목적으로 볼 수 있다. 1년 1번, 1시간 교육에 있어 장애인 고용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장애인 고용을 시도해 볼 수 있도록 해주는 것만으로도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의 목적은 달성했다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장애인을 한번도 고용하지 기업체를 대상으로 한 교육목적이 된다. 이미 장애인을 고용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장애인이 함께 근무하고 있는 기업체라면 교육의 목적은 달라져야 한다.

 

왜냐하면 ‘왜 우리가 장애인을 고용해야 하나요?’ 가 아닌 ‘장애인과 함께 일하고 있는데 고민이 있어요’ 또는 ‘장애인과 함께 일한다는 것은 장단점이 있어요’ 등 교육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관심사가 좀 더 명확해 지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있어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의 목표와 방향은 이미 정착된 조직문화나 장애인을 바라보는 동료들의 태도와 경험들을 함께 나누는 토론식 교육으로 진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2010년 1월 첫 직장 면접에서 나에게 질문했던 내용이 생각 난다. ‘그래서 입사하신다면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은 어떻게 하실 건가요?’ 나는 ‘휠체어 타고 출퇴근 해야죠’라 답했다. 이는 경험에 근거한 질문이 아닌 막연한 생각에 따른 질문일 것이다.

 

난 올해도 경험에 근거하지 않은 막연한 생각만으로 장애인을 대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질문할 것이다. ‘휠체어를 타고 출퇴근 하면 안되나요?’ '휠체어를 타고 일하면 안되나요?'라고 말이다.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교육이 법정 의무교육으로 시행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장애인 고용의 현주소를 경험하고 있는 나에게 있어 이 교육이 마지못해 한번, 어쩌다가 한번 받는 교육으로 추락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나로만 끝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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