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성남시청 공보관실은 성남시의 모든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부서다. 시정소식지 발간, 홍보기획, 언론 배포용 보도자료 작성, 시정정례브리핑, 시민소통관 운영, 영상홍보자료 관리, 심지어 언론에게는 달콤한 행정광고 업무까지 맡고 있는 중요한 부서다.
공식적인 조직도상에서는 부시장 직속으로 감사관, 재난안전관 등과 함께 자리를 하고 있지만, 사실상 시장을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보좌하고, 시장의 생각까지 읽어야 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런 이유 때문에 공보관(5급 사무관)은 사실상 승진 1순위 자리로 손꼽히고 있다. 실제로 역대 공보관 출신은 승승장구 했다. 전임 이재명 시장 당시 공보관은 곧장 비서실장으로 발탁하면서 추후 서기관 승진 또는 더 나아가 행정실장(부이사관)까지 이어지곤 했다.
그런데 은수미 시장 이후 공보관은 말 그대로 '동네 북'으로 전락했다. 연일 터지는 은수미 시장 관련 각종 의혹 보도에 대한 해명 자료를 만들어야 하고, 언론사 관리도 만만치 않다. 중앙지, 지방지, 지역지, 인터넷 등 다른 자치단체보다 많은 탓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또 하나 어렵게 하는 것은 이전에는 성남시장을 전담하는 대변인 제도가 있었다면, 은수미 시장은 특이하게 공보비서관을 두고 있다. 사진 촬영도 임기제 담당자를 두고 공보관실 소속이지만 별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과 공보관이 밀접하게 연관되어야 함에도 따로 노는 모양세를 하고 있는 셈이다. 오히려 시장실에 있는 공보비서관이 '옥상 옥' 역할을 하면서 공보관을 힘들게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2019년 9월경에는 공보비서관이 "자신과 협의 없었다"고 사업을 중단시킨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7일자로 공보관이 명퇴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공직생활 2년여 남은 상황에서 명퇴를 한 것은 이례적이다. 더구나 요즘처럼 연일 성남 관련 주요 사건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공보관은 매우 중요한 자리임에도 사퇴한 것을 두고 말이 많다.
일부에서는 "(여러 차례)힘들어서 더 이상 못하겠다"라고 말한 것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정확한 명퇴 사유는 본인밖에 모른다. 결국, 은수미 시장은 요즘 처럼 중요한 시점에 공석인 공보관을 채워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임기가 9개월여 남은 상황에서 자칫 시장이 바뀌기라도 하면 뒤집어 써야 하는 '공보관'에 지원할 자원은 없을 듯 하다. 또, 억지로 인사발령을 내더라도 예전(?)처럼 열심히 할 공보관이 있을지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