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산] 열린 하늘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도 보이더라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부산 금정산(801.5m)

김정삼 여행전문가 | 기사입력 2021/10/03 [11:54]

[부산 금정산] 열린 하늘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도 보이더라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부산 금정산(801.5m)

김정삼 여행전문가 | 입력 : 2021/10/03 [11:54]

 - 청게, 야경, 돌바다, 소나기, 범어사, 금정산성, 선무도 등 부산 키워드

 

▲ 금정산성이 보인다. 남한산성과 비슷한 분위기인데, 산성 둘레가 더 길다.

 

[분당신문] 지난 9월 23일 찾은 '산과 함께 100대 명산 순례', 부산 금정산(801.5m). 추석 연휴, 한반도 동쪽 비 소식을 피해, 서쪽 최남단 산으로 갔는데 결국 정상에서 큰소나기를 맞았다. 

 

천둥소리도 크고, 벼락을 맞을까봐, 한동안 바위 옆에서 몸을 사리고 숨었다. 구름이  잠깐 열린 하늘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도 보이더라.  

 

▲ 구름이 잠깐 열린 하늘 사이로 굽이굽이 흐르는 낙동강도 보이더라.

 

전날 황령산 봉수대서 1박을 했다. 금정산과 봉화로 연결되는 곳인데, 텐트 안에서 야경을 원없이 봤다. 불 켜고 사는 사람마을이 꽤 아름답구나. 젊은 연인부터 가족까지 쉴 새 없이 다니는 통에 밤잠을 설쳤다. 

 

다음날, 산행 들머리는 범어사 옆 계곡. 천개의 바위라고 하던데, 그야말로 계곡 물소리와 더불어 듬직한 바위가 많은 돌바다다. ‘산’이 우연히 한반도와 삼팔선이 그려진 바위를 발견하고, 100대 명산의 마지막 종착지 백두산 지점에서 미리 만세를 불렀다. 이런 일도 있구나. 

 

▲ 바위너덜을 빠져나오면 얼마 못 가 북문이 나온다.

 

바위너덜을 빠져나오면 얼마 못 가 북문, 금정산성이 보인다. 남한산성과 비슷한 분위기인데, 산성 둘레가 더 길다. 18,8km로 국내 최대. 길잡이개 ‘솔’은 평원을 보자마자 맘껏 내달린다. 북문 옆 등산지원센터가 눈에 띈다. 광주시 무등산과 견주어 부산의 진산다운 대접이다. 

 

산성을 옆에 끼고 1km 남짓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무계단을 오르면 암벽으로 둘러싸인 정상이다. 흐릿한 날씨여도 사방 풍경을 돌아보는 데,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면서 찬소나기를 사정없이 뿌린다. 다행히 주봉 고당봉 기념사진은 찍었다. 

 

▲ 산성을 옆에 끼고 1km 남짓 발걸음을 옮기다가, 나무계단을 오르면 암벽으로 둘러싸인 정상이다.

 

하산하는 길, 점심요기는 북문 옆에서 했다. 정상을 돌아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 새파란 하늘. 가을 찬비 추억을 제대로 선물 받았구나. 돌바다를 헤치며 내려가니, 수십 명이 앉을 법한 너럭바위도 만나고, 이끼 잔뜩 낀 고즈넉한 바위도 본다. 

 

범어사 경내에서 보물 삼층석탑을 앞에 두고, 무언가를 그리는 ‘산’, 주렁주렁 열매가 달린 5백 여 년 된 은행나무도 뵈었다. 나오는 길에 한국의 소림사라 할 수 있는 부속암자 청련암도 돌아봤다. 금강역사가 들머리에 서 있고, 무술동작이 순서대로 벽화로 그려져 있다. 선무도라는 불교무술을 창시하고, 좌탈입망으로 돌아가셔서 화제가 된 양익스님의 수행처. 성남에도 수행도장이 있어 한때 무술도 익히고, 마음관리 비법인 참선도 알게 된 인연이 있다. 

 

▲ 한국의 소림사라 할 수 있는 부속암자 청련암에는 무술동작이 순서대로 벽화로 그려져 있다.

 

참, 먹거리 경험도 적는다. 부산 도착 첫날 광안리 근처 신호활어회센터서 청게를 주문했다. 낙동강 하구에서 자라는 부산 특화품종이란다. 몸집이 꽃게만 해도 앞발은 크고 통통해서, 서민대게라고 할 수 있다. 맛있다.  

 

1박2일로 부산의 진면목을 다 볼 수 없다.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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