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권자 선택 받지 않는 무투표 당선자 8명 중 민주당 4명, 국민의힘 4명 나눠 가져
- 민주당·국민의힘 '나번' 출마자 11명에 비해 제3 정당·무소속 후보는 9명뿐
- 17:17 양당 독식 시나리오 …제3 정당 또는 무소속 당선자 나올까?
[분당신문]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든 언론은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성남지역 출마자를 살펴봐도 성남시장 후보는 그나마 진보당에서 진보단일 후보(정의당,진보당, 녹색당, 노동당)로 확정된 장지화 후보가 출마하면서 두 명만 경쟁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 하지만, 밑으로 내려 갈수록 양당 구조는 심각할 정도다.
경기도의원(광역의원) 선거는 철저하게 양당이 경쟁하는 구조다. 전체 8개 선거구 중에서 제3 정당 또는 무소속 출마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성남시의원(기초의원) 선거는 황당하기까지 하다. 유권자의 선택을 받지 않아도 되는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전체 30명을 뽑는 지역구 출마자 중 수정구 가선거구, 중원구 바선거구, 분당구 차선거구, 하선구 등 4개 선거구에서 8명이 투표를 통해 당선자를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무투표 당선자다. 이들이 출마한 곳은 2인 선거구로 민주당 4명, 국민의힘 4명이다.
나머지 상황도 마찬가지다. 거대 정당은 기초의원 선거구 중에서 지역구를 독식하겠다고 3인 선거구가 아닌 2인 선거구에도 '나번'을 공천하면서 "저희 나번을 뽑아줘야 00당의 독식을 막습니다"라고 외치고 있다. 서로가 서로의 다수당을 막겠다고 제3 정당 또는 무소속의 씨를 말리는 말 그대로 '진공작전'을 펼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보당은 수정구 라선거구에 최성은 후보와 중원구 사선거구에 신옥희 후보를 내세웠고, 정의당은 분당구 카선거구에 예윤해 후보와 타선거구에 양호영 후보를 출마시켰다. 그나마 신옥희 후보와 양호영 후보 출마 지역은 3인 선거구로 3등까지 당선될수 있지만,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모두 2명씩 후보를 내세우면서 사선거구는 6명, 타선거구는 7명이 나서는 등 성남에서 가장 많은 후보가 나온 지역이다.
이밖에 무소속 또는 제3 정당으로 출마한 곳은 수정구 다선거구에 국민의힘 출신 이상호 후보가 공천을 받지 못하면서 탈당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으며, 중원구 사선거구에 무소속 유영만 후보, 분당구 자선거구 통일한국당 김중식 후보, 분당구 타선거구에서는 깨어있는시민연대당 유재호 후보가 재선을 위해 뛰고 있으며, 무소속 서기용 후보도 출마했다.
이번 지방선거 기초의원 선거구의 경우 전체 14개 선거구에서 30명(비례대표 4명 제외)을 선출한다. 모두 48명이 출마했지만 이들 제3 정당과 무소속 후보로는 진보당 2명, 정의당 2명, 통일한국당 1명, 깨어있는시민연대당 1명, 무소속 3명 등 9명이 전부다.
그러나 민주당과 국민의힘 양당 중 '나번' 후보를 출마시킨 곳으로는 수정구 4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전부 1인 공천한 반면, 국민의힘은 가선거구를 제외한 3개 지역 모두에 '나번' 후보를 공천했다. 중원구 3개 선거구 중 민주당은 바선거구만 1인 공천하고, 마선거구와 사선거구 2개 지역에 '나번'을 공천했다. 국민의힘은 3인 선거구인 사선거구만 '나번'을 공천했다.
분당의 경우 민주당은 4개 선거구 모두 1인 공천을 한 반면, 국민의힘은 아선거구, 카선거구 2곳에 '나번'을 공천했다. 분당을 3개 선거구에서는 민주당은 3인 선거구인 타선거구만 '나번'을 공천했지만, 국민의힘은 하선거구를 제외한 타·파선거구에 '나번'을 공천했다.
이번 선거에서 제3 정당과 무소속 출마자는 9명에 불과하지만, 거대 정당 공천을 받고 '나번'을 달고 출마한 후보는 11명에 이른다. 전체적으로 따지면 48명 후보 중 민주당·국민의힘 후보가 차지하는 비율이 82%에 달하고 있다. 처음부터 이번 선거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싸우는 불리한 선거였다.
거대 정당은 선출직 선거에서 소수에게는 기회를 주지 않는다. 중대선거구제 도입은 시범적으로 한다고 하면서 일부 지역에서만 도입하고, 예산 4조 원에 가까운 성남시에서는 철저하게 양당이 나눠먹기 독식 경쟁만이 존재한다. 이러다 보니 이번 성남시의회 구성 비율이 17:17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비례대표 4명까지 양당이 2명씩 나눠 가지고, 전체 지역에서 단 한명의 소수정당과 무소속이 당선되지 않는다는 시나리오다.
결국, 선택은 국민과 시민의 몫이다. 제3 정당과 무소속 후보에도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 1명이라도 당선돼 의회에 진출한다면 거대 정당이 말한 17:17 시나리오는 깨질 수 있다. 오히려 그 1명의 눈치를 봐야 한다. 그리고, 무투표 당선 8명, 양당 공천 횡포 등이라는 최악의 선거를 막기 위해서라도 다음 선거부터는 최소한 기초의원 선거만이라도 정당 공천제를 폐지해야 한다. 유권자 선택 없는 무의미한 선거는 없어져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