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최근 내가 좋아하는 가수가 복귀앨범을 내서 노래를 찾아보게 되었다. 나는 그 가수의 작곡 능력과 가사에 숨겨놓은 의미를 찾는 것에 흥미를 느껴 가사를 보다 우연히 댓글을 읽게 되었는데, 외모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가 서슴지 않게 등장했다.
물론 대중 앞에 서야하는 가수들은 외모와 실력으로 입증해야 하는 직업이지만 사람들의 잣대는 꽤나 가혹하다. 특히나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은 남들의 시선과 기대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사회이며 상당수의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을 들인다.
한 예로 통계청에서는 서울 7500가구에서 청소년이 한 달에 외모를 가꾸는 비용을 조사했는데, 평균 6만원 이상을 매달 지출하는 결과가 나왔다. 과학적으로 인간은 80% 이상을 시각을 통해 받아들이기 때문에 외모를 보는 것은 필수불가결한데, 그 감각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현상을 우리는 외모지상주의라고 말한다.
멀리 유럽에서는 유미주의 작가로 유명한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1890)>은 영원한 아름다움을 위해 영혼을 파는 인간에 대한 한 화가의 욕망을 표현하면서 그는 “착한 것보다 아름다운 것이 낫다. 하지만 못생긴 것보다 착한 것이 낫다“ 라는 아름다움을 찬양하는 말을 하였다.
가깝게는 우리나라의 외모지상주의에 대한 어두운 면을 드러낸 김영하 작가의 <명예살인(2008)>에 보면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 피부과 접수처 직원으로 채용되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그녀의 깨끗한 피부와 아름다운 외모는 병원의 신뢰를 더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갑자기 그녀의 피부에 뾰루지가 생기며 작중에서는 잘못 구운 피자라고 표현하였다. 원장은 절망했고 간호사들은 그녀를 멀리했는데, 결국 아름다웠던 여인은 미안하다는 말을 끝으로 자살하며, 병원에서 피부가 좋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직원을 채용했다.
‘강남미인’이라는 단어를 알고 있는가? 강남에 지나가는 여성들이 성형으로 인해 얼굴이 똑같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우리 사회에 외모지상주의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짐 캐리의 <라이어 라이어(1997)>에서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은 못생긴 사람들이나 하는 말이라는 슬픈 대사가 나온다.
이렇듯이 외모라는 가혹한 잣대가 모두를 판단하고 있다. 외모에 끌리는 것은 인간으로서 해결 할 수 없는 본능적인 일이지만 외모에 대한 지나친 편견과 집착은 지양해야 하지만, 알면서도 외형의 아름다움으로 한 사람이 판단된다는 사실은 굉장히 슬픈 일이다. 우리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의 구성원이고 누군가의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