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무더웠던 여름, 그리고 아름다웠던 단풍이 지나가고 어느새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이라는 계절은 난로 앞에서 가족들과 함께 모여 따뜻함을 나누는 소중한 순간들로 기억되기도 하지만, 동시에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다. 온몸을 얼어붙게 하는 추위로 인해 사람들은 자연스레 전기장판・히터 등 난방용품을 사용하게 되고 이에 비례하여 겨울철 화재 발생 건수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겨울철‘난방기구’로 인한 화재가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계절용 기기’로 인한 화재 발생건수는 2천448건이다. 기기별로는 ▲화목보일러 222건 ▲전기난로 142건 ▲전기장판‧담요 123건, 화재 원인별로는 ▲전기적 요인 986건 ▲부주의 834건으로 집계됐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난방기구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화재 예방에 관한 관심을 갖고 이를 실천함으로써 안전한 겨울을 보내는 것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소방관의 입장에서 겨울철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 주의사항과 화재 예방법에 대해 짧게나마 알려드리고자 한다.
오랜만에 창고에서 꺼낸 난방기기를 사용하기 전에는 발열선이 끊어지거나 온도조절기 등 제품에 손상된 부분이 있는지 꼼꼼하게 점검해야 한다.
만약 열선이 훼손되어있거나 오랜기간 무거운 물체에 눌려있었다면 전기 합선으로 인해 화재로 이어질 수 있기에 과감히 그 제품을 버리고 새로운 물품을 구입하는 걸 추천드린다. 새로운 물건을 구입할 때는 반드시 안전인증(KC마크)을 받은 제품인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전기장판을 사용할 때 우리의 숙면을 도와주는 천연 소재의 라텍스 제품은 열에 취약하므로 전기장판 위에 이불을 깔아 사용하도록 하고, 보관할 때는 발열선이 손상되지 않도록 무거운 물체를 올려놓거나 접지 말고 말아서 보관해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난방비 절약을 위해 주택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 화목보일러도 널리 사용된다. 화목보일러는 온도조절장치 같은 안전장치가 없어 많은 연료를 넣게 되면 그 복사열로 화재가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보일러 내부와 연통은 주기적으로 청소해 사용하고 반드시 보일러 주변에는 소화기를 비치하여 화재에 대비해야 한다.
끝으로 전기 열선은 수도 배관이나 계량기의 동파를 방지하거나 비닐하우스에 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많이 사용된다. 열선을 중복해서 여러 번 감거나, 열선에 보온재를 감싸거나 가연물이 있는 경우에는 화재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외출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은 물론 플러그까지 뽑아 화재위험을 차단하도록 하자.
한 해의 끝과 시작이 펼쳐지는 겨울철은 언제나 우리에게 찾아온다.
겨울철을 따뜻하고 안전하게 보내기 위해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화재 예방에 관심을 가져야 하며, 가족과 주변 사람들을 위해 화재 예방을 실천해야 한다. 올겨울도 행복한 겨울이 될 수 있도록 화재 예방에 관한 많은 관심과 실천을 부탁드린다. / 서병주 분당소방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