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오, 국민의힘→민주당으로 ‥ 박창순, 민주당→국민의힘으로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3/28 [14:08]

박정오, 국민의힘→민주당으로 ‥ 박창순, 민주당→국민의힘으로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4/03/28 [14:08]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 국민의힘 당협위원장 출신으로 성남시장 3번 도전 '고배', 박창순 전 도의원 2022년 광역의원 공천 탈락  

 

[분당신문] 이번 총선에서 가장 두드러진 사건의 중심 인물을 꼽으라면 박창순 전 도의원과 박정오 전 성남시 부시장의 행보다. 

 

박창순 전 도의원은 민주당 출신으로 최근 국민의힘 장영하 후보를 지지했고, 반대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까지 했던 박정오 전 부시장은 민주당으로 옮겨 이광재 김병욱 후보 지지선언을 했다. 

 

이처럼 당적을 바꿔가며 '저격수' 역할을 자청한 속내는 무엇일까?

 

▲ 박정오 전 부시장이 김병욱 후보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박정오 전 부시장은 국민의힘 수정구 당협위원장 출신이다. 

 

박정오 전 부시장은 2012년 1월부터 2013년 6월말까지 1년6개월간 성남시 부시장으로 재직했다. 당시 시장은 이재명 현 민주당 대표였다. 박 전 부시장은 "정치가 사람을 힘들게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시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며 이재명 전 시장을 비판했고, 이내 2013년말 이듬해 있을 지방선거에 새누리당 시장 후보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때부터 박 전 부시장의 정치 역경은 시작됐다. 2014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종 새누리당 후보 경선을 치룬 결과, 신영수 전 국회의원에게 패했다. 이어 4년 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다시 자유한국당 성남시장 후보로 등장했다. 이 때는 성남시장 후보로 출마했지만 31.17% 득표에 머물면서 57.64%를 득표한 민주당 은수미 후보에게 크게 패했다. 

 

박 전 부시장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년 뒤인 2020년에는 제21대 국회의원 분당갑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로 등장했다. 하지만 이 역시 무모한 도전이었다. 분당갑은 전략공천 지역으로 김은혜 전 앵커가 최종 출마자로 결정됐다. 재심을 요청하는 등 반발을 해봤지만 바뀌지는 않았다.

 

이렇게 박 전 부시장의 세번째 도전도 실패로 끝났다. 그런 그에게 또 다시 기회가 찾아왔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2021년초 국민의힘 성남 수정 지역위원장을 맡았다. 이내  윤석열 캠프에 합류했고, 성과도 이뤄냈다. 그 다음 2022년 지방선거 성남시장에 재도전했다.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를 놓고 경선을 벌인 결과. 신상진 현 시장에게 패하면서 출마하지 못했다. 오히려 지방선거 과정에서 수정구 기초의원 출마자 결정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고, 마음의 상처까지 더해지면서 수정구를 떠났다.

 

2년간의 공백기 이후 그는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는 후보가 아닌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3번의 성남시장 도전, 한 번의 국회의원 도전 등에서 고배를 마신 국민의힘을 떠나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 박창순 민주당 수정구 예비후보가 장영하 국민의힘 수정구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반대로 박창순 전 도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하고 국민의힘으로 옮겨온 사례다.   

 

박창순 전 의원은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인물이다. 성남시의원 4년, 경기도의원 8년을 하는 동안 지역민들과 소통을 하면서 동네 일꾼으로 인정 받아왔다. 그런데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황당한 일이 발생했다.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은 광역의원 후보자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4월 20일에는 박창순 의원을 단수 공천을 확정했지만, 다시 열흘만에 이를 뒤집고 3인 경선으로 뒤바꿨다. 당시 박 전의원은 "아무리 생각해도 비도덕적일뿐만 아니라 명분도 의리도 없는 우를 범하고 있다"고 불편한 심경을 토로했다. 결국, 박 전 의원은 경선에서 패하면 출마 하지 못했다. 

 

박 전 의원은 이런 억울함(?)의 배후에 김태년 의원이 있는 것으로 규정하면서, 이번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수정구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경선을 기대하고 있었다. 작년 말 출판기념회도 열고, 김태년 의원에게  공개 토론회를 제안하기도 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박 전 의원을 컷오프 시키고 성남 수정구에 대해 김태년 의원 단수 공천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결국, 박 전 의원은 다시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 지난 20일 "경선 기회조차 주지 않는 민주당의 공천 횡포에 크게 실망했다"며 탈당을 하고 이내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그리고, 김태년 의원과 상대할 국민의힘 장영하 후보의 손을 들어 주었다. 

 

이런 박정오 전 부시장과 박창순 전 도의원의 당적 변경의 가장 핵심적 요인은 당에 대한 섭섭함이 짙게 깔려 있다. 공천 과정에서 겪은 고초는 물론이고, 선거 과정에서 번번이 패하면서 당에 대한 불만도 커진 것으로 보여진다.

 

이들 출마자 뿐만 아니라 신상진 시장 선거 운동을 했던 모 인사도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후보를 돕고 있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이번 총선에서 전국적으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억울함도 있지만 당적 변경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이들에 대해 지역 정치가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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