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학생 유치가 아닌, 교육과정이 좋은 학교를 만들어야"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4/06/16 [19:44]

"우수학생 유치가 아닌, 교육과정이 좋은 학교를 만들어야"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4/06/16 [19:44]

'성남시 특권교육·특권학교 설립 반대' 성남교육협의회 출범

 

▲ 학부모·교육·시민단체가 모여 성남교육협의회를 결성했다.

 

[분당신문] 과학고 영재고 유치를 위한 현수막이 정당을 가리지 않고 경쟁적으로 뿌려지고, 각종 추진위원회가 구축되는 가운데 이런 특권교육·특권학교 설립에 반대하는 입장을 담은 성남교육협의회 기자회견이 지난 12일 오후 5시 30분 성남시의회 1층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최근 성남시는 과학고, 영재고 유치를 위해 7일에는 신상진 성남시장과 오찬숙 성남교육장이 업무 협약을 6월 7일 맺고, 양 기관은 통합실무협의체를 꾸려 오는 8월 경기도교육청이 진행 예정인 과학고 추가 지정 공모를 준비 중이다.

 

더 나아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정치권에서도 토론회와 간담회 등을 통해 과학고 유치 추진위원회를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성남교육협의회는 “성남시 과학고 유치가 지역의 각종 현안을 해결해 주는 만병통치약이나 되는 듯이 교육특구이자 부동산 특구인 제2의 대치동을 꿈꾸며 모두 매달리고 있는 개탄스런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꼈다”며 “학부모·교육·시민단체가 모여 성남교육협의회를 결성해 새로운 성남교육을 위한 논의의 장을 만들고, 학생들이 질 높은 배움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수준 높은 공교육 실현을 위해 교육적 정책과 지원을 요구할 계획”이라고 출범 이유를 밝혔다.

 

이날 안아름누리(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성남지회장은 “모두가 불행해지는 상황에서 극소수의 학생만이 특권학교의 좁디좁은 문을 통과하게 되는데, 특권학교는 기득권층이 승자독식을 하기 위한 덫인지도 모르겠다”며 “우리가 바라는 성남교육의 미래는 모든 학생의 배움을 존중하고 실현하는 것이며, 소수를 위한 특권교육, 경쟁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수준 높은 공교육을 요구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 한국교원대 김성천 교수가 성남 미래교육에 대한 올바른 방안을 제시했다.

 

이어 박은주(참교육학부모회) 성남지회장, 양재연(성남교육희망네트워크) 대표, 송경상(성남창의교육포럼) 전 공동대표, 남궁수진(정치하는 엄마들 경기회원모임) 공동대표 등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모든 학생의 배움을 존중하고 실현하는 성남교육의 미래를 상상한다”며 “소수를 위한 특권교육, 경쟁교육, 엘리트 교육이 아닌 모두를 위한 수준 높은 공교육 실현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왔다. 

 

이를 근거로 성남교육협의회는 ▲소수 학생을 위한 교육이 아닌 차별 없는 배움, ▲공교육이 황폐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제도 개선과 폭넓은 지원, ▲소외받고 제대로 지원하지 않은 학교 청소년 교육, 다문화 교육, 학습부적응 교육 등에 대한 교육격차해소 사업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이후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김성천(한국교원대) 교수가 새로운  미래 성남교육의 올바른 방향이란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이어갔다.

 

김 교수는 "산업화 시대의 문법에서 벗어나 우수 학생을 많이 유치하려는 선발 효과가 아닌 교육과정이 좋은 학교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서 "교육과정을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에게 더욱 집중하고, 학교와 학교 간 협력을 통해 상생 모델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김 교수는 "학교자치와 교육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고, 마을공동체의 철학과 가치, 모델을 통해 미래 교육은 이뤄질 수 있다"고 보고 "기본학력을 바탕으로 한 학생주도성과 역량에 주목하고, 학생들의 참여를 더욱 보장해야 한다"고 미래 교육에 대한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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