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전쟁 74주년 앞두고 프팡스 외무부 자료 전격 공개 … 한국전쟁 발발일(1950년 6월 25일)부터 휴전일(1953년 7월 27일)까지의 프랑스 외무부자료 2천299건 수집·번역 대공개
[분당신문] 한국학중앙연구원(원장 직무대행 임치균)은 6.25전쟁 제74주년을 맞아 한국전쟁 관련 '프랑스 외무부'가 보관하고 있던 자료를 수집·번역해 구축한 데이터베이스를 연구자 및 일반국민에게 공개했다.
20일 공개된 자료는 한국학중앙연구원이 성균관대학교 이지순 교수 연구팀에 3년간 연구비를 지원해 한국전쟁 관련 프랑스 외무부자료 2천299건을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한 것으로 해당 자료는 워싱턴, 베이징, 도쿄, 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 주재 프랑스대사관과 주 유엔대사가 프랑스 외무부에 전달한 한국전쟁 관련 보고서와 전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국전쟁 관련 프랑스 외무부자료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된다. 첫 번째는 1950년 6월 전쟁 발발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까지의 내용을 담은 총 33개 자료묶음(묶음 당 280-330쪽, 총 1만여 페이지)이며, 두 번째는 외무부장관에게 별도 전달된 300여 페이지의 주요사항이 적혀 있는 문서다.
주미 프랑스 대사, 북한의 전투개시 관련해 발신한 외교문서(1950년 6월 25일)에는 한국의 전쟁 소식이 미국 워싱턴에 전해졌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애치슨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전쟁과 관련해 오늘 거의 쉬지 않고 부서의 주요 책임자들과 협의를 했고 오후에는 미국 육군참모총장 콜린스 장군이 관련 회의에 합류했다’고 서술되어 있다.
또한 ‘미주리주(州)의 고향집에서 주말을 보내고 있던 트루먼 대통령은 자신의 체류기간을 단축하고 오늘 저녁 곧바로 수도로 돌아왔다’ 는 내용 등 한국전쟁 발발 당시 미국의 대응상황 등이 구체적으로 적혀있다.
주캐나다 프랑스 대사, 한국전쟁 확산 관련해 발신한 외교문서(1950년 12월 6일)에서 래스터 피어슨 캐나다 외무부장관은 중공군이 한국전쟁에 대거 개입한 것을 고발하면서 “아시아 국민을 상대로 두 번째 원자폭탄을 사용한다면 서양과 동양 국가들 간에 그나마 남아 있는 우호 관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쟁이 대 중국전쟁으로 바뀌기라도 하면 서구는 훨씬 더 큰 비중의 자원을 적대행위에 계속 할당해야 한다” 등 우려의 입장이 담겨 있다.
판문점 협정에 대한 공산 측과 미국의 입장(1953년 7월 24일)이 담긴 문건에는 ‘휴전협정 체결 12시간 후 남한군이 전투를 중지하고 비무장지대에서 72시간 후 철수할 것을 강조한다’, ‘남한이 휴전협정을 위반하면 유엔군은 개입하지 않아야 하고 공산군은 군사 행위를 할 수 있다’는 등을 공산 측이 강조할 것이라고 적혀있다.
이 외에도 휴전협상이 오가던 시기에 작성된 문서에는 휴전회담 참여에 대한 프랑스·호주의 입장과 휴전에 대한 네덜란드·스웨덴 언론의 입장 등 한국전쟁에 관한 제 3국의 입장이 다수 담겨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한국전쟁은 16개국이 참전한 국제전 성격의 전쟁임에도 불구하고 남과 북, 미·중·소 3대 강국의 사안으로만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라며 "이번 연구성과는 한국전쟁을 미·중·소 3대 강국의 역학관계 위주로 바라보던 관점에서 벗어나 세계사 차원에서 이해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특히 언어적 한계로 프랑스 자료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해당 자료는 ‘한국학진흥사업 성과포털(waks.aks.ac.kr)’내 원본 문서, 원문, 번역문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누구나 무료로 열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