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소방서는 산악사고에 대비해 시민들이 자주 찾고 있는 등산로 곳곳에 소독약·붕대·밴드 등 가벼운 부상을 입은 등산객이 필요할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응급구급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119가 도착하기전까지 적절한 응급처치를 하면 보다 효과적인 구조·구급활동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따라서 등반사고가 발생하면 구급함에 기재된 전화번호로 문의하면 신속히 안내받아 사용할 수 있다.
성남소방서는 지난 2017년 3월에 남산산성 등산로(산성약수터)에 119구급함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소방서 관내 유일하게 운영하는 단 한 곳의 응급구급함이다.
구급함 내부에는 기본적인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소독약, 거즈, 붕대 등이 비치되어 있어 사고 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관할 소방서의 관리부재로 구급함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25일 시민 제보에 따르면 해당 구급함은 잠금장치가 파손되어 있고, 그 안에 있어야 할 구급약품이 전혀 비치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현장을 찾은 결과, 구급함은 파손된지 오래되어 경첩은 녹슬어 있었고, 강제로 뜯어낸 흔적이 남아 있었다.
파손된 채 방치되면서 있어야 할 구급약품 중 식염수와 증류수를 제외하곤 목록에 적혀 있는 1회용 밴드, 거즈, 에어파스, 반창고, 붕대, 포비돈스틱 등이 유효기간은 적혀 있지만 존재하지 않았다.
남한산성 구급함은 지난 4월 9일에 마지막 점검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5개월여 동안 성남소방서 또는 관할 단대119안전센터에서 전혀 방문하지 않았다. 이런 탓에 구급함은 훼손된 채 방치되면서 거미줄까지 생겨났다.
더 큰 관리부실은 사용문의처였다. 성남소방서 상황실 전화번호가 기재되어 있지만,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전화번호였다. 관할 단대119안전센터도 담당자가 출동 중이라 제대로 된 안내를 받을 수 없었다.
성남소방서 관계자는 "응급구급함은 연간 2회 관리하고, 비정기적으로 인근 지역 출동 때 사용한 구급약을 비치토록 하고 있다"면서 "현장 점검을 통해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