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강릉 사천의 숨겨둔 맛집 아지트… 가족, 연인, 반려동물까지 ‘환영’
![]() ▲ 전복과 낙지가 올라간 코다리조림의 코다리마을의 메인 메뉴. |
[분당신문] “눈이 많이 오는 날, 강릉 사천해변 쪽에서 걸어서 온 손님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알고 왔냐고 물으니, 여친이 여기는 꼭 가보라고 말했다고 하더군요.”
주인장은 이런 정성이 고마워 식사 후에는 사천해변까지는 차로 태워주었다고 한다. 이런 인연은 1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코다리 마을’ 위치를 잘 몰라 전화로 길을 물어보던 여성 손님을 사천해변까지 가서 직접 픽업했던 기억이 있다. 이때 고마움을 잊지 않고, 남자친구에게 코다리 마을을 소개 시켜 줬고, 이들 커플은 이제 ‘코다리마을’을 함께 찾는다고 한다.
코다리가 맺어준 인연 덕분에 요즘, 강릉 사천면에서 핫한 명소로 ‘코다리 마을’이 젊은 남녀의 커플 데이트 장소로 유명해졌다. 더 나아가 반려동물을 위한 자리까지 마련해 주자 가족, 연인, 그리고 반려동물까지 안심하고 즐기는 강릉 현지인이 운영하는 장소로 입소문을 타면서 ‘숨겨둔 맛집 아지트’로 거듭나고 있다.
‘코다리’가 이처럼 귀한 대접을 받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다름 아닌 코다리를 먹는 장소가 강원도 그것도 강릉이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길은 쉽지 않다. 물론 내비게이션의 도움을 받으면 수월하지만, 어둑어둑한 저녁 무렵에는 다 와서 헤매기 일쑤다. 그래도 충성도(?)가 강한 손님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
![]() ▲ 전복낚지코다리조림과 함께 오징어볶음을 추가한 주문이 많아지고 있다. |
열 중 여덟은 ‘전복낙지코다리조림’을 주문한다. 말랑한 코다리에 낙지와 전복이 살포시 올려져 있어 비주얼은 최강이다. 여기에 감자조림과 맛이 제대로 베인 두부와 시래기를 곁들이면 밥도둑으로 변신한다. 겨울이면 명태가 황태로 변하는 강원도, 그중에서 명태가 반건조 코다리로 변신, 쫀득함이 배가 되기 때문에 요즘이 제철이다.
맛의 8할이 명태라면 여기에 ‘화룡점정’을 찍는 마지막 포인트는 양념이다. 고춧가루가 약간의 매콤함을 담당하고, 이곳만의 특제 소스가 더해지고, 마지막으로 주인장의 손맛까지 추가하면 코다리조림의 맛은 완성된다.
이런 정성 덕분에 ‘코다리 마을’을 찾는 이유가 있다. 첫째가 고즈넉한 시골 분위기에 외갓집을 찾는 기분을 가지도 들어오고, 이후 직접 코다리조림을 맛보면 고향 집 어머니 맛이 그대로 담겨 있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코다리가 맛을 정복했다면 2라운드는 오징어볶음과 양푼이 동태탕이 기다리고 있다. 요즘, 강원도에서 귀한 대접을 받는 부드럽고 쫄깃한 오징어의 식감에 매콤하고 감칠맛을 합쳐지면서 아이들 손이 가는 오징어볶음이 된다. 코다리조김과 견줄만한 메뉴다.
![]() ▲ 강릉시 사천면 소재 코다리마을 야간 전경. |
여기에 동네 어르신을 위해 극강의 얼큰함을 자랑하는 ‘동태탕’도 있다. 투박한 양푼에 담겨나온 동태탕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서 맛이 최고점에 달한다. 이때가 동태탕의 제맛을 즐길 차례다.
맛있는 밑반찬도 ‘코다리 마을’의 중요한 역할을 한다. 코다리와 오징어의 매콤함을 식혀줄 ‘달걀찜’을 시작으로 밥과 곁들여 먹는 미역국, 큼직하고 폭신함을 품은 감자조림, 고추장아찌, 석박지와 샐러드까지. 그리고 서비스로 나오는 열기 구이 반찬은 추가로 주문해 먹을 정도다.
푸짐한 차림에 드넓게 펼쳐진 들녘을 바라보고, 밤에는 멀리서 찾아오는 자식에게 따뜻한 밥 한 그릇 먹이기 위해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처럼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어 운치 또한 고즈넉하다. 맛과 멋, 그리고 강원도의 추억을 듬뿍 안고 찾아가는 강릉시 사천면에 ‘코다리마을’이 있어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