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에 왜 숯을 묻어 놓은 것일까?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25/02/10 [12:17]

남한산성에 왜 숯을 묻어 놓은 것일까?

유일환 기자 | 입력 : 2025/02/10 [12:17]

농성의 필수 연료, 숯의 보관소 매탄처(埋炭處)

 

▲ 남한산성 수어장대에서 서문으로 이어지는 성곽길.

 

남한산성은 험준한 산세에 의지해 축조된 농성용 방어산성이었다. 농성이라는 것은 적군이 물러날 때까지 성안에서 버티는 전술을 말한다.

 

전쟁이 일어나면 우선 왕과 군대, 그리고 산성 주위의 백성들은 모두 성 안쪽으로 이주한다. 이때 성 바깥의 논과 밭은 적에게 이용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두 불태운다. 

 

삼국시대의 고구려가 수나라, 당나라와 싸울 때 사람을 모두 소개하고 외부의 물자를 깡그리 불태우는 ‘청야전술(淸野戰術)’을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남한산성에는 이런 농성전에 사용할 연료를 항상 성 내부에 비축해 두었는데, 보관이 용이하고 연기가 나지 않는 숯은 최적의 연료였던 셈이다. 그래서 남한산성의 주둔군 막사 주위에는 숯을 대량으로 비축해 두었던 매탄처(매탄터)가 곳곳에 남아 있다. 

 

매탄터 또는 매탄처는 전쟁이 일어났을 때 사용할 전략 물자인 숯을 묻어 놓는 장소라는 의미다. 

 

<중정남한지(重訂南漢志)> 군수(軍需)에는 ‘숯을 가마니에 담아서 묻은 것이 94군데, 24,192석이 있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수어장대 인근에 위치한 매탄처는 그 중 300석의 숯이 보관되어 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남한산성에서는 3년은 소금을 굽고, 중간 1년은 숯을 사서 연례적으로 성첩과 군포 사이에 묻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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