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미래를 여는 정책설계Ⅰ] 부자도시의 품격, '성남형 공공정책'

이영범(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26/02/02 [08:11]

[성남의 미래를 여는 정책설계Ⅰ] 부자도시의 품격, '성남형 공공정책'

이영범(건국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분당신문 | 입력 : 2026/02/02 [08:11]

[분당신문]에서는 그동안 연재했던, '성남, 미래를 여는 25가지 제안'의 후속 편으로 이영범 교수와 최인수 박사의 도움을 받아 좀 더 구체적인 '성남의 미래를 여는 25개 제안의 정책설계와 실행계획'을 제안한다.

 

▲ 이영범(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1.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행정

 

인공지능(AI) 기반 실시간 재정 분석 및 지능형 감사 시스템: 대부분의 예산 낭비는 ‘악의’보다 ‘관행’에서 나온다. 유사·중복 사업이 반복되고, 특정 항목의 집행이 과도해지며, 보조금 부정수급은 사후 적발에만 기대는 경우가 많다. 이제는 감사의 시간을 앞당겨야 한다. ‘사후 적발’이 아니라 ‘사전 차단’이다.

 

성남시는 지난 10년간의 예산 집행 패턴을 학습한 ‘AI 감사관’ 알고리즘을 도입하여야 한다. 이 시스템은 비정상적 지출 징후, 유사·중복 사업 편성을 실시간으로 포착해 담당부서에 자동 경고를 발송하게 된다. 특히 보조금 분야는 수혜자 자격을 공공기관 데이터와 연동해 실시간 검증함으로써 부정수급을 구조적으로 막을 수 있다. 더 나아가, 예산 절감이 가능한 비효율 항목을 자동 도출해 차기 예산 편성의 객관적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다.

 

핵심은 “현장 공무원을 의심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공무원을 돕는 시스템”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업무 부담을 줄이고, 설명 책임을 강화하며, 무엇보다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대효과는 분명하다. 연간 예산의 5% 이상 절감과 함께, 행정 투명성에 대한 시민 신뢰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시민 체감형 공공데이터 개방 및 ‘디지털 대시보드’ 고도화 : 공공데이터 개방은 파일 몇 개 올린다고 끝나지 않는다. 시민이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민간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성남이 지향해야 할 것은 “데이터를 열었다”가 아니라 “시민이 활용한다”는 단계다.

 

이를 위해 시 재정, 인구, 교통, 미세먼지 등 방대한 정보를 시각화한 ‘디지털 시장실’을 시민 버전으로 전면 개방해야 한다. 특히 GIS(지리정보시스템)와 결합해 ‘우리 동네 예산 집행 현황’을 지도 기반으로 상세 구현하면, 시민의 알 권리는 물론 정책의 책임성도 한 단계 올라가게 된다. 더 나아가 고가치 원천 데이터를 표준 API(응용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형태로 민간에 개방해 스타트업의 공공서비스 앱 개발을 지원하고, 데이터 활용 컨설팅·테스트베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까지 돕는 것이 필요하다.

 

기대효과는 ‘행정 데이터 개방 전국 1위’라는 상징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데이터 기반 로컬 스타트업 50개 이상을 육성하고, 공공이 만든 데이터가 민간 혁신으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다.

 

▲ 분당노인종합복지관이 경로당 활성화 건강증진사업 ‘튼튼한 근육, 건강한 노년’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2. 사각지대 없는 맞춤형 복지

 

성남 발굴단(명예사회복지공무원) 인적 안전망 네트워크 : 복지 사각지대 문제는 책상 위 행정력만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 공무원이 모든 집의 문을 두드릴 수 없다면, 이미 그 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과 귀를 빌려야 한다. 고독사와 위기 가구 문제는 '발견의 속도'가 곧 '생존의 확률'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성남시는 배달 라이더, 가스 검침원, 우체국 집배원 등 현장 밀착 직군을 '성남 발굴단'으로 위촉한다. 우편물이 쌓여 있거나 가스 사용량이 급감하는 등 일상에서 포착되는 위기 징후를 전용 앱으로 즉시 신고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고가 접수되면 24시간 이내에 복지전담팀이 현장으로 출동해 긴급 구호를 연계하게 한다.

 

단순한 봉사가 아니다. 활동 포인트를 지급하고 우수 활동자를 포상함으로써 자발적이고 지속 가능한 시스템을 지향해야 한다. '이웃이 이웃을 구하는' 이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성남은 고독사 없는 도시, 위기 가구 조기 발견율이 200% 이상 향상되는 진정한 복지 안심 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성남형 1인 가구 세대별 통합 지원 센터 운영 : 혼자 사는 삶이 보편화된 시대, 1인 가구 지원은 더 이상 시혜적 복지가 아닌 필수적인 도시 서비스다. 그러나 청년의 외로움과 노인의 고립은 그 결이 다르다. 1인 가구라는 하나의 카테고리로 묶기보다 생애주기별로 세밀하게 파고드는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

 

성남시는 세대별 통합 지원 센터를 통해 청년에게는 이사와 귀가 지원을, 중장년에게는 건강관리와 재취업을, 노년에게는 밀착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패키지를 운영하여야 한다. 특히 'AI 안심 콜'을 통한 정기 안부 확인과 '소셜 다이닝(함께 밥상)' 프로그램을 통해 단절된 사회적 관계망을 다시 잇게 한다. 센터 내 상주하는 전문 상담사는 법률, 세무, 주거 등 1인 가구가 홀로 감당하기 벅찬 문제들을 원스톱으로 해결해 줄 수 있다.

 

핵심은 1인 가구가 '혼자' 있어도 '고립'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다. 세대별 맞춤형 지원을 통해 소외 현상을 방지하고, 흩어진 개인들이 다시 지역 공동체의 일원으로 연결될 때 성남의 사회적 자본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 성남시 주민자치와 마을공동체 발전 정책방향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3. 민관 협력 행정 모델 혁신

 

시민 정책 제안 플랫폼 '성남 보이스' 및 토큰 보상제 : 직접 민주주의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시민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변하는 '경험'에서 시작된다. 내 아이디어가 도시를 바꾸고, 참여가 경제적 보상으로 돌아오는 효능감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 시민을 시정의 '객체'가 아닌 '주권자'로 세우는 혁신이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 '성남 보이스'는 시민의 제안을 상시 수렴하고, 일정 수준의 공감을 얻은 안건에 대해 시장이 직접 답변하는 책임 행정을 실현한다. 특히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토큰 보상제'는 참여의 가치를 가시화할 수 있다. 설문 조사나 정책 평가에 참여하면 지급되는 '성남 참여 포인트'를 지역화폐로 전환해 전통시장 등에서 즉시 사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참여가 곧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참여하는 시민이 많아질수록 행정의 신뢰성은 높아진다. 시정 참여 시민 수를 300% 이상 끌어올리고, 블록체인을 통한 투표 결과의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성남은 시민의 목소리가 곧 법과 정책이 되는 진정한 민관 협력의 표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성남 소셜 벤처 밸리 조성 및 민관 공동 문제 해결 리빙랩 : 도시의 난제는 갈수록 복잡해지고, 공공의 자원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제는 민간의 창의적인 혁신 기술을 공공의 영역으로 끌어들여야 한다. 기업은 기술을 검증할 현장을 얻고, 시는 최첨단 솔루션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상생의 실험실'이 바로 성남 리빙랩이다.

 

교통, 환경, 돌봄 등 도시의 해묵은 숙제들을 소셜 벤처의 기술로 해결하도록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판교 대기업과의 비즈니스 멘토링을 연결한다. 특히 검증된 혁신 제품은 성남시가 먼저 '공공구매'를 통해 초기 시장 형성을 돕는 든든한 마중물 역할을 자처한다. 기업-대학-공공기관이 긴밀하게 협력하는 거버넌스는 상시적인 도시 문제 해결 체계로 작동하게 된다.

 

기술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창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그것이 성남의 미래 성장 동력이다. 이를 통해 도시 문제 해결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기술 기반의 사회적 기업 100개 이상을 육성하여 혁신과 공정이 공존하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완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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