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의 미래를 여는 정책설계 Ⅸ] 다시 사람이다: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

최인수 박사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26/03/06 [06:29]

[성남의 미래를 여는 정책설계 Ⅸ] 다시 사람이다: 마을공동체와 주민자치

최인수 박사

분당신문 | 입력 : 2026/03/06 [06:29]

[분당신문]에서는 그동안 연재했던, '성남, 미래를 여는 25가지 제안'의 후속 편으로 이영범 교수와 최인수 박사의 도움을 받아 좀더 구체적인  '성남의 미래를 여는 25개 제안의 정책설계와 실행계획'을 제안한다. 

 

1. 주민참여 권한 실현

 

▲ 최인수 박사 

주민참여예산 '동별 책임제' 및 자율 편성권 확대 : 진정한 민주주의는 내 세금이 우리 동네 어디에 쓰일지 주민이 결정할 때 실감 난다. 행정이 정해준 예산을 쓰는 것이 아니라, 주민이 직접 마을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효능감은 시민 의식을 깨우는 가장 큰 동기다. 주민의 목소리가 숫자로 변하고, 그 숫자가 마을의 변화로 이어지는 경험이 필요하다.

 

성남시는 시 예산의 일정액을 동별로 배정해 주민 투표로 사업을 결정하는 '자치 예산제'를 강화한다. 편성부터 집행, 사후 평가까지 전 과정을 주민이 주도하며 행정을 감시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부여한다. 바쁜 시민들도 모바일로 쉽게 참여하는 디지털 투표 시스템을 구축하고, 성과가 우수한 마을 사업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해 참여의 열기를 더한다.

 

예산 집행의 투명성은 높아지고 주민들의 실제 생활 만족도는 극대화될 것이다. 주민 스스로 도시의 주인이 되는 과정에서 성남은 성숙한 자치 문화의 교과서가 될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성남형 '디지털 투표 플랫폼' 운영 : 직접 민주주의의 가장 큰 걸림돌은 신뢰와 편의성이다. 조작이 불가능한 기술로 시민의 뜻을 투명하게 모으고, 그 결과를 정책에 즉각 반영하는 시스템이 있다면 시민의 참여는 폭발할 것이다. 기술은 민주주의를 가장 공정하고 편리하게 만드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익명성과 신뢰성을 완벽히 보장하는 '성남 보이스 투표 플랫폼'을 상시 운영한다. 시의 주요 현안에 대해 누구나 의견을 내고 찬반 투표를 진행하며, 결과가 정책에 반영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추적 공개한다. 참여 실적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해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게임적 요소도 도입한다.

 

조작 없는 투명한 행정은 시민의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른 길이다. 시민 주도의 능동적 참여 문화는 성남의 정책을 더 날카롭고 실효성 있게 다듬어줄 것이다.

 

2. 마을 거점 공간 확충

 

▲ 마을 관리소.

동네 밀착형 '마을 관리소' 및 생활 공유 센터 운영 : 아파트 단지의 관리 사무소가 제공하는 편의를 원도심 단독주택 주민들도 누려야 한다. 사소한 고장이나 불편을 해결해줄 곳이 집 근처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의 질은 달라진다. 마을 관리소는 단순히 기능을 제공하는 곳을 넘어 주민들이 서로 돕고 나누는 온정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

 

자주 쓰지 않는 공구를 빌려주는 '공구 도서관'과 어르신 댁의 전등을 갈아주는 '마을 반장' 제도를 운영한다. 공유 주방과 공유 서재는 이웃이 모여 취미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이 되고, 택배 대리 수령과 아이 돌봄 서비스는 주민의 일상적 부담을 덜어준다. 이러한 상호 부조의 경험은 잊혔던 이웃 사촌 문화를 되살리는 기반이 된다.

 

원도시의 거주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되면서 원도시와 신도시 지역 간 격차는 해소될 것이다. 이웃 간의 자연스러운 교류는 고립을 방지하고 마을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부드러운 힘이 될 것이다.

 

유휴 공간 활용 '성남 공유 오피스' 및 코워킹 스페이스 : 재택근무가 늘고 창업이 보편화된 시대, 집 근처에 쾌적한 업무 공간이 있다는 것은 엄청난 경쟁력이다. 먼 거리를 통근하지 않아도 되는 '직주 근접'의 환경은 시민들에게 여유로운 아침과 저녁을 선물한다. 유휴 공간을 일터로 바꾸는 시도는 도시의 활력을 골목으로 분산시키는 일이다.

 

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관의 남는 공간을 최신 인프라를 갖춘 공유 오피스로 리모델링하여 시민들에게 저렴하게 개방한다. 1인 창업가와 프리랜서들이 서로 소통하며 협업할 수 있는 네트워킹 데이를 열어 지식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한다.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공방이나 시니어 창업 상담실을 연계해 전 세대의 경제 활동을 지원한다.

 

통근 시간의 단축은 곧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 지역 내 지식 산업의 뿌리가 깊어질수록 성남은 어디서나 일하고 어디서나 성장할 수 있는 스마트 경제 도시로 진화할 것이다.

 

3. 공동체 의식 회복

 

▲ 수정구 산성동 재개발지역 병원 자료를 아카이브로 구축하기 위해 실물 자료를 촬영 중이다.  

 

주민 주도 '마을 이야기 기록단' 및 로컬 축제 지원 : 내가 사는 동네의 역사를 알고 그 기록의 주인이 될 때 지역에 대한 애정은 깊어진다. 화려한 도시 개발 속에 사라져가는 소소한 삶의 자취들을 기록하는 일은 도시의 정체성을 세우는 숭고한 작업이다. 거창한 행사보다 우리 이웃이 주인공이 되는 작은 축제가 더 큰 감동을 준다.

 

동네의 역사와 인물을 취재해 잡지를 발간하는 '주민 기자단'을 양성하고, 주민이 직접 가이드가 되는 동네 투어 코스를 개발한다. 골목 벼룩시장과 소규모 축제를 지원해 주민들이 어우러지는 장을 넓힌다. 기록된 자료들은 디지털 아카이브로 보존하여 미래 도시 재생의 소중한 자산으로 활용한다.

 

지역에 대한 애착심은 시민 의식을 키우고 세대 간 소통의 벽을 허물어줄 것이다. 이야기가 풍성한 마을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신이 사는 도시를 더 사랑하는 미래 인재로 성장할 것이다.

 

▲ 법 이전에 대화로, 판결 이전에 양보로 문제를 푸는 자치 역량이 필요하다.

 

이웃 갈등 해결을 위한 '우리 동네 소통 위원회' : 층간소음이나 주차 문제 같은 작은 갈등이 법적 분쟁으로 번지는 것은 공동체의 비극이다. 법 이전에 대화로, 판결 이전에 양보로 문제를 푸는 자치 역량이 필요하다. 마을 사정을 잘 아는 주민이 중재자가 되어 갈등을 매듭짓는 과정은 성숙한 공동체의 증거다.

 

신망 두터운 주민을 '소통 위원'으로 양성해 동네 상담실에서 갈등 중재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사하며 지내기' 캠페인 등 공동체 에티켓 교육을 통해 갈등의 씨앗을 사전에 제거한다. 원만히 해결된 사례를 공유해 이웃 간 배려의 문화를 확산한다.

 

이웃 간 분쟁의 조기 해결은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평화로운 마을 분위기를 조성한다.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된 성남은, 세상에서 가장 마음 편한 보금자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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