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2주기 성남기억·약속시민대회, “기억은 힘이 있습니다”

서덕석(성남 416연대 상임 공동대표) 목사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26/04/17 [08:52]

세월호 참사 12주기 성남기억·약속시민대회, “기억은 힘이 있습니다”

서덕석(성남 416연대 상임 공동대표) 목사

분당신문 | 입력 : 2026/04/17 [08:52]

우리는 12년째 같은 자리에서 같은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국가의 사과도, 완전한 진실도, 생명안전기본법도 아직입니다. 기억이 멈추지 않는 한, 약속도 멈추지 않습니다. 우리는 4월 16일을 잊지 않았습니다. 304명을 기억하고, 진실을 요 구하며, 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연대할 것을 다짐합니다. 

▲ '성남416연대 상임공동대표' 서덕석 목사가 대회사를 하고 있다.

 

[분당신문] 12년 전, 오늘 이 시간. 세월호가 진도 앞 바다 차가운 물속으로 빠져 들어가고 있었을 때, 대한민국도 세월호 선체와 함께 침몰하는 중이었습니다.

 

세월호 승객들을 구조해야 할 해경과 정부 당국의 미적거리는 대처에 국민들은 발을 구르면서 안타까워했고, 시민들은 배안에 갇힌 승객들이 살아 돌아오기를 기원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혹은 기도하면서 마음을 모았습니다.

 

간절한 시민들의 바램에도 불구하고 끝내 304명의 승객들을 차가운 바다 속에 묻어야만 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이 단지 세월호에 탔다는 이유만으로 소중한 생명을 잃으신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 세월호 12주기 성남시민대회에 참석자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치고 있다.

 

12년 동안 유가족과 함께 우리들은 세월호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였습니다. 특별법을 만들고, 진상 조사위를 구성했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진상과 합당한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성남시민들도 세월호 참사를 접하자마자 광장에 모여 촛불을 켜고, 리본을 달며, 분향소를 지키는 것으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남녀노소, 이념과 계층을 초월하여 생명이 지켜져야 한다는데 동의하여 세월호 유가족들과 보조를 맞춰 특별법 제정과 진상규명 요구, 추모행사, 유가족 연대, 선체 탐방 등을 해왔습니다. 

 

이런 실천을 해 나갈 조직으로 ‘성남416연대’를 발족시켰지만, 안타깝게도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조직 역량을 보존하지 못하여 지난 3년간 임시방편으로 추모식만 치러 왔습니다. 최근 중단됐던 안산 생명안전공원이 가시화됨에 따라 성남의 세월호 실천 활동을 재건해야 한다는 요청들이 있었습니다. 이에 부응하여 오늘 참여단체 대표자 회의를 거쳐 ‘성남416연대’ 재건을 약속했습니다.

 

▲ 세월호 12주기 기억행동성남시민대회가 주민교회에서 열렸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이 나라에서는 여전히 참사가 되풀이되면서 이태원에서는 다중 압사 사고가, 무안공항에서는 여객기 충돌사고가 발생하고, 산업현장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노동자들의 희생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의 교훈을 잊고 생명이 존중받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 업보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땅에서 뿐만 아니라 지구 반대편의 중동처럼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학살에 대해서도 아픔을 느끼고 연대하는 인류 공동체가 되기를 요청받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가자지구와 이란, 레바논에서 자행되는 전쟁 학살에 대해 “내가 아프면 다른 사람도 아프다”면서 민간인 학살을 규탄하고 중지할 것을 호소한 것은, 보편적인 인류애를 요청한 것으로 세월호의 아픔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큰 위로가 됩니다. 

 

다시는 귀중한 생명을 빼앗아가는 참사가 이 땅 위에서, 나아가 지구촌 위에서는 생겨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 새롭게 각성하고, 생명 존중을 실천하는 움직임이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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