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열사 김종태 참배의 자리에서 드리는 기도

이주형(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 담임목사

분당신문 | 기사입력 2026/06/07 [15:28]

민주열사 김종태 참배의 자리에서 드리는 기도

이주형(한국기독교장로회 주민교회) 담임목사

분당신문 | 입력 : 2026/06/07 [15:28]

▲ 이주형 담임목사가 김종태 열사 영정에 참배하고 있다.

 

[분당신문]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우리는 오늘 역사적인 자리에 왔습니다.

 

거칠고 폭압적이었던 시절에 주님께서 주님의 뜻을 위해 사용하셨던, 그리고 지금은 품에 안으신 주님의 아들 김종태를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우리가 모두 이해하거나 납득하거나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러나 주님께서 하신 일이라고 믿을 수밖에 없는, 그리고 그렇게 오늘 우리가 민주의 땅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그를 46년 전 군부 독재와 폭력 정치에 맞서는 역사의 방패로 사용하시어 오늘 민주 광장의 울타리로, 우리 생활의 영토로 만드신 주님 앞에서 그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를 회상할 때마다 가슴을 찢듯 견딜 수 없는 아픔이 심령의 저 깊은 곳에서 올라오고, 우리가 그에게 우리의 오늘을 빚지고 있음을 생각할 때 말로 더할 수 없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의 가족에게 비극이었고, 그가 속한 교회에게 슬픔이었던 것이, 이제는 오늘을 사는 모든 이들에게 드러낼 자랑이 되도록 주님은 김종태를 명예로운 이름으로 만드셨습니다. 

 

그를 가진 우리에게 또한 주님께서는 그가 우리의 의식을 일깨우는 가시가 되게 하시고, 그 터전 위에 최고의 값진 삶을 후회 없이 신나게 살아가게 하는 따뜻한 격려가 되게 하시고, 여전히 남아있는 민주화 완성의 과제에 게으름 없이 나서도록 내모는 자유의 채찍이 되게 하십니다. 

 

김종태를 하늘 위에 떠있는 별로 삼으시어 그를 우리가 걸어갈 길을 비추고,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게 하신 분이 아직도 신음과 탄식 소리가 들리는 이 땅과 모순과 질곡으로 점철된 역사의 참 지배자요, 세상을 사랑과 정의로 다스리시는 주님이 아니십니까? 

 

주님은 또한 그를 '타는 가슴속에 남겨진 한 가닥 목마름'의 기억이 되고 '[되]살아오는 아픔과 추억과 얼굴들'을 떠올리게 하시는 생명의 주인이 아니십니까? 

 

우리의 참배가 부디 무거움과 슬픔만으로 머물지 않게 하시고 감사와 뿌듯함으로, 용기와 결심으로, 기쁨과 의욕으로 작동하게 하시옵소서. 

 

우리가 받은 큰 선물은 우리가 이어가야 할 과제가 되고, 우리가 입게 된 은총은 우리가 응답해야 할 책임으로 남게 하시옵소서. 

 

우리의 기억과 회고는 그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마음가짐과 회피할 수 없는 결단으로 그리고 주님과 이 세상을 위해 자신을 희생의 제물로 드린 이에 대한 감사는 우리 또한 그렇게 살아가게 이끌어가는 동력이 되게 하시옵소서. 

 

여전히 모두 대답될 수 없이 남아 있는 질문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민주열사 김종태를 찾아 참배하는 오늘이 주님 앞에서 자신을 바쳐 인권의 터전을 닦고 민주의 동산을 만든 이를 기억하며 함께 감사하며, 우리도 세상에 남은 고난을 우리의 육체에 채워가기를 새롭게 다짐하는 날이 되게 하시옵소서. 

 

그의 삶과 죽음이 우리 역사와 이 땅의 알곡으로 결실하여 허무하지 않게 하셨고 앞으로도 여전히 우리 앞에 그를 우뚝 세우시어 가야 할 방향을 잃지 않게 하시는 생명의 주 부활의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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