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다섯째날(7월14일),아침은 객실에서 컵라면으로 떼우고, 점심 먹기 전까지 거의 객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자다가 한국에서 담아온 영화 툼레이더를 보니 오전이 다 갔다.
오늘은 날씨가 화창하다. 화면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새로운 점은 큰 규모의 마을이 가끔 나타났고, 낮은 산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창밖을 보고 있으니, 남진의 '님과 함께' 노래가 저절로 흥얼거려졌다. '저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 백년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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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은 객실에서 컵라면으로 떼우고, 점심 먹기 전까지 거의 객실에서 나오지 않았다. |
점심은 식당칸에서 연어 볶음밥을 먹었다. 식사 후 '희망래일' 이동섭 부이사장께서 이번 여행의 주최측인 (사)희망래일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010년 창립한 희망래일은 초대 이사장 한완상 전 부총리를 시작으로 2대 성유보 선생, 3대 이 철 전 코레일 사장에 이르고 있다. 창립과 동시에 청소년들에게 호연지기를 심어주기 위해 시베리아횡단열차와 바이칼호수를 탐방하는 '시베리아 인문기행'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한다.
희망래일은 또 강릉~제진까지 끊어진 110.4 km 남측지역 동해철도를 연결하는 침목 모금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총 금액은 200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한다. 이 철, 정세현, 김미화 3인이 '70년의 침묵을 깨는 침목' 모금운동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연말까지 1천여 명의 공동위원장을 모집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리고 성공회대학과 협약을 맺고 인문학 강좌 중심의 대륙학교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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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 마을 집집마다 감자를 심어 감자꽃이 한창이었고, 조그마한 비닐하우스가 있었다. |
창 넓은 식당칸으로 옮겨 저녁으로 돼지고기 볶음밥을 먹으며, 바이칼을 감상했다. 커피를 마시며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맥주도 한 캔하며 여행을 즐겼다. 내일 바이칼을 만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뛰었다.
바이칼호수는 러시아의 갈라파고스, 시베리아의 진주라고 한다. 이르쿠츠크와 브랴티야 자치공화국 사이에 위치한 바이칼은 2천500만년이라는 가장 오래된 담수 호수이며, 수심 1천637m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호수이다. 저수량이 2만2천세제곱미터로 세계 얼지 않는 담수량의 20%, 러시아 담수량의 90%를 차지한다.
호수면적은 3만1천500제곱킬로미터, 남북길이 636km, 최장너비 79km, 최단너비 27km, 둘레길이 2천200 km, 336개의 강이 바이칼로 흘러들어오고, 반면 나가는 수로는 앙가라강 하나뿐이다. 앙가라강은 유속이 빨라 영하 40도에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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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창 밖으로 바이칼이 나타났다. 일제히 탄성이 나왔다. 규모가 상상을 초월했다. 저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끝없는 수평선. 호수가 아니라 망망대해다. |
바이칼의 명칭은 몽골어로 '자연'을 뜻하는 바이갈(Baigal)에서 연유했으며, 브랴트족은 샤머니즘의 샤먼을 뜻하는 '바이'와 호수를 뜻하는 '칼'을 붙여 바이칼로 부른다고 한다.
블라디보스톡에서 3박4일 72시간, 4천170km을 달려 밤 10시35분에 이르쿠츠크역에 도착했다. 평균 시속 60 km를 달려왔다. 일행은 앙가라호텔로 이동해 일정을 마감했다.
내가 생각했던 휴가 중 하나가 내맘대로 하는 것이다. 자고 싶으면 자고,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먹고 싶으면 먹고, 영화도 보고, 책도 읽고 ~ . 시베리아횡단열차가 그 여행을 만들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