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 311 나비퍼레이드

탈핵을 바라는 시민 1천500여명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8.1km 행진

유일환 기자 | 기사입력 2019/03/10 [19:41]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 311 나비퍼레이드

탈핵을 바라는 시민 1천500여명 국회에서 광화문까지 8.1km 행진

유일환 기자 | 입력 : 2019/03/10 [19:41]

- 핵발전소, 밀양송전철탑, 소성리사드철회 지역 주민들이 탈핵 요구 발언

   
▲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 311 나비퍼레이드는 1천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총 8.1km 행진을 했다.

[분당신문]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인 개인, 단체로 구성된 ‘311준비위원회’와 ‘후쿠시마 8주기 행사위원회’가 준비한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8주기 311 나비퍼레이드는 1천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한 가운데 국회에서부터 광화문까지 총 8.1km 행진을 했다.

연일 미세먼지의 원인이 탈원전 정책이라는 무책임한 가짜발언을 하는 정치권에 대한 준엄한 경고의 의미에서 국회에서 출발한 311 나비퍼레이드는 청소년, 교사, 예술인동맹, 종교인, 어린이와 성인까지 탈핵의 염원을 모아 시민들의 광장인 광화문으로 향했다.

퍼레이드는 1막 ‘죽음을 부르는 핵발전소, 쌓여가는 핵폐기물’, 2막은 ‘지구촌 생명들의 간절한 소망, 탈핵’, 3막은 ‘대지의 어머니와 생명 평화의 길로...’로 핵발전소를 멈추고, 탈핵과 생명평화를 위한 에너지 전환을 시작하자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위태롭게 실려 있는 핵폐기물통을 힘겹게 끌고 가는 사람들, 8세 어린이 참가자가 등에 지고 있는 핵폐기물통은 현재 한국의 핵발전소와 핵폐기물의 현재를 보여준다.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하며 연막탄이 터지고 거리에 쓰러진 사람들의 모습을 퍼포먼스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 퍼포먼스는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난지 8년이 지났지만, 고농도의 방사능 위험으로 핵연료를 꺼내지도 못했으며, 지역주민들도 방사능 위험으로 자신이 살던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핵의 위험을 드러내고자 했다.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광화문 광장에서는 시민들에게 탈핵, 탈석탄 에너지전환을 위해 시민들이 실천할 수 있는 환경 부스가 운영돼 광장을 찾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행사로 이어갔다.

광화문 광장에 도착한 참가자들은 ‘대지의 여신’을 상징하는 지구를 품은 대형 종이인형을 중심으로 동그랗게 손을 잡고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사망한 사람들과 생명을 위로하는 엘름댄스를 추고, 종교환경회의(개신교, 불교, 원불교, 천도교, 천주교)에서 주관하는 추모의식도 진행했다. 그리고 탈핵을 염원하는 100개의 깃발춤과 바투카타 팀, 가수 연영석, 임정득 공연도 함께 했다.

311 퍼레이드를 시작하던 당일 새벽 2시 2분, 한빛1호기(영광)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계획예방정비로 핵발전소가 멈춰져 있었고 바로 소방대의 출동으로 화재를 진압했지만 계속되는 핵발전소 사고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핵발전소, 송전철탑, 핵폐기물, 핵-사드에 맞서 싸우는 용기있는 탈핵시민들의 현장발언도 이어졌다.

   
▲ 연일 미세먼지의 원인이 탈원전 정책이라는 무책임한 가짜발언을 하는 정치권에 대한 준엄한 경고를 보냈다.

이어진 탈핵집회에서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의 이경자 집행위원장은 “대전에는 연구용원자로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 있으며 1669봉의 고준위 핵폐기물과 3.3톤의 중저준위 핵폐기물을 가지고 있음에도 핵발전소 지역이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가 주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구미현 주민은 “얼마 전 3.1절 사면에서 공권력으로 밀어붙여 건설한 밀양송전탑으로 법정 투쟁중인 67명 중 5명만 사면했을 뿐, 여전히 주민들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음”을 언급했다.

고준위핵폐기물 대응에 참여하고 있는 에너지정의행동 이헌석 대표는 “세계적으로 1950년대 처음 핵발전소를 건설했을 당시에도 핵폐기물 처리기술은 없었으며, 현재도 그 방안은 없다”고 발언했다. 그리고 우리 후손에게 핵폐기물을 물려주면 안되기에 핵산업을 양산하는 정치권과 산업계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발언했다.

소성리사드철회성주주민대책위원회의 이종희 위원장은 “탈핵과 사드를 없애자는 요구는 모두 우리의 안전과 평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며, 핵과 사드를 두고 평화를 말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시민들의 요구와 열망을 받아 정당 발언도 이어졌다.

노동당 서태성 부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탈핵선언 1년 이후에도 한국의 핵발전소의 안전도를 확인하기 어렵다며, 핵발전소라는 위험한 돈벌이 수단을 멈춰야 한다고 발언했다.

녹색당 신지예 공동운영위원장은 자유한국당의 미세먼지 원인을 탈핵으로 규정한 발언을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양잿물이냐 독극물이냐를 선택하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안전과 미래를 위한 에너지전환에 힘써야 하는 것이 정치의 역할임을 강조했다.

사회변혁노동자당 고근형 학생위원장은 필요한 만큼만 전기를 생산하고 지구와 공존하는 세상이어야지 자본을 위한 무한한 전기 생산을 거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정의당 이현정 생태에너지본부장은 자유한국당의 미세먼지 규탄발언에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승인한 6기의 신규 화력발전소의 책임을 모르쇠하지 말라며, 미세먼지 주범은 이명박근혜 정부라고 발언했다.

3월 9일 탈핵퍼레이드 및 행사는 서울, 부산, 경주, 광주, 영광 등 핵발전소 현안 지역에서도 동시에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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