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녹색당은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군부 합작사업 및 자금지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
[분당신문] 지난 피의 일요일 이후, 무수한 피의 요일들이 미얀마에 이어지고 있다. 최소 250명이 군경의 총격에 희생되었을 것이라 추산되며, 미처 헤아리지 못한 희생들도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감되고, 실종되었으며 부상당했다. 체포와 고문이 두려워 병원에 가거나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시위에 참여하는 미얀마의 공무원들은 살던 곳을,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시민들은 가족과 이웃, 친구와 동료를 잃고 있다. 엄청난 인명과 일상의 상실이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포스코는 과연 이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포스코는 지금까지 미얀마에 거액의 사업대금을 지급해왔고, 이는 미얀마 군부의 자금줄이 되었다.미얀마와 한국 양국의 시민단체가 함께 조사한 바에 따르면, 2018년에만 2천억원 이상의 대금을 지불했다. 포스코가 합작하는 미얀마국영석유가스회사 MOGE는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고관이 표적 제재를 촉구할 정도로 미얀마 군부의 핵심 자금줄로 꼽힌다. 또한, 미얀마 시민들은 포스코가 미얀마에서 가스전 사업을 중단해 군부에 대한 자금줄을 차단하기를 요청하고 있다.
한국 시민들과 정부는 이에 응답해야 한다. 포스코는 국민연금이 최대주주인 기업으로 국민들의 공적 기금이 투여되고 있다. 또한 일제의 강제징용에 대한 배상금으로 설립된 기업이기도 하다. 시민과 정부는 포스코의 비윤리적 투자와 사업 행위에 대한 감시와 시정 책임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포스코는 미얀마 군부 회사에 배당금을 지급한 적이 없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이는 지금까지 포스코가 관계를 맺어오고 군부를 배불려 오고 미처 해소하지 않은 미얀마 군부와의 결탁에 대한 미흡한 변명일 뿐이다. 우리는 분명한 목소리를 국제사회에 낼 책임이 있다. 그렇지 않다면, ‘자랑스러운 민주화의 역사’를 기억하고 아시아, 세계와 나누고자 하는 대한민국이, 뒤로는 이윤을 위해 인권과 민주주의를 침해하는 기업의 행위를 묵과하는 이중적 태도를 전세계에 드러내는 셈이 될 것이다.
지금 미얀마 시민들은 UN에 ‘보호책임’을 요청하고 있다. 이는 특정국가가 반인도 범죄, 인종청소 등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경우 유엔이 나서야 한다는 원칙이다. 미얀마 군부는 자국민을 보호하지 못할 뿐 아니라, 총칼로 학살하고 있으며, 기업은 이에 분명히 연루되어 있다. 어떻게 감히 포스코가 군부 쿠데타와 시민학살에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있는가? 포스코가 이에 침묵하는 것은 미얀마 시민과 대한민국, 인류에 대한 범죄 공모 행위이다.
우리는 군부의 야만적 살상과 참혹한 폭력 속에서도 분연히 일어나 강력한 저항을 지속하고 있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존경과 연대를 보낸다. 미얀마 시민들의 항쟁은 정당하다. 이 싸움에 역사는 기어코 승리를 선언할 것이다. 녹색당은 미얀마 시민들과 끝까지 함께할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사태 속에서도 책임을 함께 인식하지 않고 마치 남의 일 보듯 거리를 두고 발뺌하고 있는 포스코 경영진에 분노한다. 포스코의 노동자들은 지금 미얀마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고 싸우고 있다. 경영진은 이러한 노동자들의 목소리 또한 제대로 수용해야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 포스코가 비판받았듯 산업재해, 환경파괴, 인권과 민주주의 유린 기업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녹색당은 대한민국의 공당으로서, 국민들의 공적자금이 투여된 기업의 부당한 투자 및 사업 행위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임을 선언한다. 또한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경영진의 독단적인 결정도 용납될 수 없음을 소리 높여 말한다.
※ 이 글은 3월 25일 발표한 녹색당의 성명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