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원환자 10%가 ‘급성 신손상’… 분당서울대병원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 개발

환자 데이터 토대로 입원기간 동안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 &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예측

김생수 기자 | 기사입력 2021/05/12 [08:21]

입원환자 10%가 ‘급성 신손상’… 분당서울대병원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 개발

환자 데이터 토대로 입원기간 동안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 &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예측

김생수 기자 | 입력 : 2021/05/12 [08:21]

- 급성 신손상, 신장세포의 갑작스러운 손상으로 신장기능이 약화되는 질환… 전체 입원환자의 약 10%에서 발생

- 수술, 시술,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입원치료 중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할 사항

-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 6만여 명 환자 데이터 이용해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 &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

- 모델을 2단계로 구분하여 개발, 시스템 예측 오차범위 줄이고… 시스템 예측 정확도 높여

 

[분당신문] 신장세포가 갑작스럽게 손상을 받아 신장기능이 약화되는 급성 신손상은 병원에 입원하는 환자의 약 10%에서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다. 급성 신손상으로 인해 신장이 제 기능을 못하게 되면 노폐물이 배설되지 않고 몸 안에 그대로 쌓이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바로 치료해야 한다. 조기에 치료하지 못한다면 비가역적으로 진행해 투석이나 사망과 같은 위험한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김기표 교수

 

감염성질환, 심뇌혈관질환, 간질환, 암(종양)과 같은 기저질환이나 이를 치료하는 수술, 시술, 약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어 입원치료 중 급성 신손상이 발생하는지 여부는 주의 깊게 관찰해야할 사항이다. 또한 발생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대처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법일 수밖에 없다. 

 

이에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 인하대병원 신장내과 김기표 교수 연구팀이 인공신경망 기반의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을 개발, 개발된 시스템의 타당도까지 검증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인공신경망: 두뇌의 정보처리 과정을 모방해 만든 알고리즘으로 정보가 입력되면 정해진 함수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값을 도출한다.)

 

우선 연구진은 분당서울대병원에 2일(48시간) 이상 입원한 환자 중 6만9천8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2단계 구조의 급성 신손상 예측 모델을 만들었다. 

 

모델1은 입원기간(7일 이내) 동안 급성 신손상 발생 여부를 예측하는 구조로 환자의 데이터(나이, 성별, 진단명, 투약정보, 검사결과 등)가 입력되면 급성 신손상이 발생할지 여부를 알려주는 방식이다.  

 

모델2는 입원 후 24시간, 48시간, 72시간 시점의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예측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급성 신손상(입원 전 결과와 비교해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0.3mg/dL 이상 증가, 혹은 1.5배 이상 증가한 경우. 2배 이상 증가하면 중증 급성 신손상으로 진단한다. 혈청 크레아티닌 참고치: 0.7-1.4mg/dL)

 

급성 신손상은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의 상승 정도를 가지고 진단하기 때문에 모델2는 단순히 급성 신손상이 발생할지 예측하는 것을 넘어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와 중증도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아울러 신독성 약물을 복용중인 환자가 이를 계속 복용할 경우와 중단할 경우,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어떻게 변화될지도 예측할 수 있다. 

 

연구팀은 개발된 예측 시스템이 다른 집단에도 적용될 수 있을지 검증하고자 분당서울대병원 입원환자(내부타당도) 7천675명 및 서울대병원 입원환자(외부타당도) 7만2천352명의 데이터를 대입해 시스템의 타당도를 분석했다. 그 결과 모델1의 급성 신손상 예측력은 내부타당도 88%, 외부타당도 84%로 나타났고, 중증 급성 신손상 예측력은 내부타당도 93%, 외부타당도 90%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모델2에서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예측하는 예측값의 오차범위가 고위험군(모델 1에서 ‘급성 신손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 군, 저위험군: 모델 1에서 ‘급성 신손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 군)에서는 0.04-0.09, 저위험군에서는 0.03-0.08 이내였다. 

 

연구진은 “환자의 크레아티닌 수치를 시스템이 예측하는 예측값과 실제 검사를 통한 측정값의 차이오차)가 작을수록 더 정확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모델을 2단계로 구분하여 시스템 예측 오차범위 줄이고, 시스템 예측 정확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세중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은 외부타당도 검증까지 완료하면서 단일 기관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닌, 다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본 시스템을 입원환자의 치료 과정에 적용한다면 신장기능에 대한 실시간 관리뿐만 아니라 위험한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할 수 있는 환경까지 마련할 수 있다”고 전했다.  

 

▲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을 통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변화 예측

  

녹색선은 1일, 2일, 3일차에 실제 측정한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를 나타낸다. 해당 측정값을 ‘급성 신손상 예측 시스템’에 대입하면 4일, 5일, 6일차 등 앞으로의 크레아티닌 수치 변화를 예측하게 된다.

 

이때, 투약중인 A진통제를 계속 사용하면 청색선과 같이 ‘크레아티닌 수치가 상승’하며, 반대로 A진통제 투약을 중단하면 황색선과 같이 ‘크레아티닌 수치 증가가 완화될 것’이라고 시스템은 예측했다. 의료진은 이 예측 결과를 토대로 A진통제가 급성 신손상을 야기할 수 있음을 파악, 통증 조절을 위한 새로운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된다.

 

한편, 시스템은 계속 돌아가면서 2일, 3일, 4일차의 값을 통해 5일, 6일, 7일차의 수치를 다시 예측하는 방식으로 계속해 활용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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