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신문] 지난 7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장애 판정 시스템의 문제점들이 지적되었다. 이날 강선우 의원은 11살 골형성부전증 환아의 휠체어 탄 사진을 공개하며 “사진 속 아동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팔, 다리를 펼 수 있다는 이유로 장애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필자 또한 골형성부전증을 진단받아 현재까지 혼자서 두 발을 딛고 걸어본 적 없다. 발을 디디는 순간 뼈가 부러지는 중증의 지체장애인이다. 그런데 나와 같은 장애를 갖고 태어났음에도 누군가는 장애로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니, 관련 기사를 보고 너무나 화가 났다.(관련기사 ‘골형성부전증 환아, 장애등록 사각지대’ http://abnews.kr/1U3L)
현재 장애 등록을 심사하는 국민연금공단에서는 지체장애 판정을 위하여 다음과 같이 절단장애, 관절장애, 기능장애(마비), 척추장애, 변형장애 유형으로 나누고 진단한다. 그렇다면 골형성부전증은 어느 유형에 속하고 어떤 기준으로 진단할 수 있는가?
골형성부전증이란 특별한 원인이 없어도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유전 질환이다. 신체의 특정 부위만으로 장애를 진단할 수 없다. 언제 어떻게 넘어지고 다쳐 뼈가 골절될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골형성부전증 환아들은 보조기기나 휠체어를 사용할 수 밖에 없다. 필자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골형성부전증을 갖고 태어난 사람들은 등록 장애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팔, 다리를 펼 수 있다는 이유로 장애를 인정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례는 좀처럼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나와 같이 걸을 수도 없는, 일상생활에 위험과 장애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상식 밖의 일들이 여전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것에 분노한다. 현재 장애 판정 시스템이 사람 중심이 아닌 행정 중심, 기능 중심이기 때문이다.
장애 등급제 폐지에 따른 혼란과 더불어 비현실적인 장애 판정 기준은 대한민국 장애인복지의 현주소다. 행정상의 기능으로만 장애를 판정하는 시스템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국가가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는 것과 같다.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와 관련해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예산의 적절성을 두고 검토를 말한 것일까, 사회적 약자를 위한 검토를 말한 것일까. 오늘도 우리는 이들의 말을 기다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참지 만은 않을 것이다. 사회적 약자는 사회가 만든 약자이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것을 잊지 말고 검토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