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사초기부터 ‘시간 끌기 감사’, ‘의혹 덮기 감사’가 될거란 얘기 나돌아
 ▲ 성남시의료원이 의사직 연봉체계 변경을 놓고 원장과 의사노동조합이 갈등을 보이고 있다. |
[분당신문] 원장의 고압산소챔버 사적 유용의혹, 행정부원장 부정채용 의혹 등으로 후폭풍에 휩싸인 성남시의료원이 최근 의사노동조합까지 결성되면서 일방적인 의사직 연봉체계 변경을 놓고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6일 성남시의료원 의사노동조합(위원장 김종명)은 지난 4월 13일부터 5월 17일까지 시행한 자체 ‘특별감사’를 엉터리 감사로 규정하며, 성남시가 제대로 된 감사를 재추진할 것을 주장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남시의료원이 실시한 ‘특별감사’ 주요 대상은 원장의 고압산소챔버 사적 유용의혹 등 각종 제기된 의혹에 대한 법률 및 규정 위반사항 등이었으며, 여기에 의사노동조합이 문제 제기한 ‘의사직 연봉체계 개악 변경’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사회는 지난 6월 15일 특별감사 결과를 보고 받았지만, 감사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의결했다. 다만 의사노동조합이 제기한 민원사항에 한해 6월 29일 결과를 통보했으며, 의사노동조합이 제기한 원장의 법률 위반과 규정위반 쟁점 모두에 대해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의사노동조합은 이런 특별감사와 이사회의 결정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고, 특별감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라며 “의혹을 규명하여 해소하라고 했더니 의혹을 덮어 버렸다”라고 반발했다.
이번에 의사노동조합이 제기한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원장이 올해 추진한 연봉계약 변경이 불이익 변경이라 의사직의 과반수 동의를 받아야하는데 그러지 않아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는 점. 또 하나는 연봉체계 조정은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한 보수규정을 위반하면서 독단적으로 추진했다는 점이다.
특별감사에서는 ‘연봉계약 부이익 변경’에 대해서는 이미 다수의 의사가 개별적으로 원장과 연봉계약을 체결해 이미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동의한 것이라 보았고, 이에 대해 의사노동조합은 “‘개별적인 연봉계약 체결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동의한 것이라 볼 수 없다’는 점은 근로기준법에서 상식”이라며 “그리고 아직도 9명의 의사가 원장과 연봉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연봉체계 조정은 보수규정상 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원장은 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감사 결과는 운영위원회가 원장의 자문기구에 불과하므로, 기속력이 없다는 결론이었다.
이에 대해 의사노동조합은 “참으로 황당한 논리인데, 그렇다면 의료원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수십 개의 위원회, 각종 규정과 내규를 무시하고 원장이 마음대로 해도 되는 건가”라며 “보수규정은 원장이 임의로 무시하고 마음대로 해도 되는 규정이 아니고, 규정의 의결 권한은 이사회에 있으며, 이사회가 결정한 규정을 원장이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감사 결과에 대해 의사노동조합은 “이번 특별감사가 근로기준법과 성남시의료원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감사를 시행하였다고 판단한다”며 “그게 아니라면 원장에게 제기된 의혹을 파헤치고 규명하기보다 덮고 감싸줄 목적으로 시행한 정치적 감사였을 것”이라고 규정했다.
아울러 “굳이 법률과 규정 위반을 다투지 않더라도 원장의 일방적인 의사직 연봉체계 변경은 의사직의 큰 동요와 갈등을 낳았다”라고 전하며 “이후 많은 의료진들이 사직했고, 심각한 진료공백으로 코로나 이후 의료원의 진료정상화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현실을 토로했다.
의사노동조합은 “비상식적 결론을 내린 특별감사의 결과를 수용할 수 없다. 애초부터 내부감사로 진행된 특별감사가 각종 의혹을 제대로 밝히길 기대하긴 어려웠다”고 판단했고, “의료원내에서는 감사초기부터 특별감사가 ‘시간 끌기 감사’, ‘의혹 덮기 감사’가 될거란 얘기들이 나돌아 내부감사에 공정과 상식을 기대하기란 무리였다”고 토로했다.
따라서 의사노동조합은 “내부감사가 아닌 제대로 된 외부감사를 해줄 것을 성남시에 요청한다”고 밝히면서 “성남시는 성남시의료원의 관리감독기관으로서, 성남시의료원에 공정과 상식의 잣대로 원장의 법률과 규정위반을 철저히 재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