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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일환 편집장 |
1998년 초. 민선 초대 시장으로 임기 3년을 마무리하고 재선을 노리던 오성수 시장은 연두 방문으로 농촌지도소(지금의 농업기술센터)에 새마을 관계자들을 불러 시정방침을 설명하려했다. 현장에는 몇 몇 기자들이 참석했다. 많은 사람들이 시장의 말에 귀를 기울이려던 찰나. 오 시장은 “뒤에 있는 000기자는 나가주세요!”라고 외쳤다. 평소 시정에 비판을 했다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취재를 가로 막는 행동을 보였다.
2002년 월드컵 열기에 앞서 성남은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관련 특혜 의혹으로 연일 이재명 변호사(당시 시민모임 집행위원장)와 민선 2기 김병량 시장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던 때였다. 이 변호사는 중요한 녹음 내용이 있다고 야탑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했고, 많은 언론사들이 몰려들었다. 그 때 이 변호사는 기자회견에 앞서 “N신문기자 B기자는 나가주세요”라고 말했다. 시장 편에서 편파보도하고 있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2012년 11월에 똑같은 일이 다시 발생했다. 성남시의회새누리당협의회는 본회의에 앞서 성남시가 추진하려는 도시개발공사 설립에 대해 당론으로 부결하려 했고, 그에 대한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이때 이덕수 의원이 한 인터넷 신문사에 대해 “나가 달라”고 외쳤다. “기사가 아니라 아예, 소설을 쓰고 있다”라는 험한 말까지 했다. 평소 이 신문의 보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터였다.
정치인이 언론에 대한 불만을 그대로 표현한 지난 십수년간의 겪은 경험담을 적었다. 공통점이 있다면 자신들의 입장에서 기사를 쓰지 않고, 비판했다거나, 특정 인물 편에 서서 편파 보도했다는 불만이 끝내 기자를 쫓아내는 촌극을 벌인 대표적인 사건들이다.
결과론적이지만, 앞선 두 사건의 당사자는 공통적으로 끝내 공천을 받지 못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마라는 고배를 마셨고, 이후 뇌물 사건과 연루되어 구속돼 옥고를 치렀다. 현재는 작고하거나 정치일선에서 물러나 있는 상태다.
언론사별 성향이 있기 마련이다. 어느 시장·정치인이던가 따지지 않고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정론직필을 주요 무기를 삼는 언론사가 있다면, 반대로 정치적 성향을 가지고 특정 정당의 편향성을 쫓는 신문사도 있다. 더 나아가 철저하게 상업적 행태를 가지고 바라보는 언론사도 있다. 왜, 그만큼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에게 유리하지 못한 기사를 썼다고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필요는 없다. 또한 비겁하게 ‘허위의 잣대’를 들이미는 치사함도 있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자신들을 옹호하고 대변할 가치를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명심할 것은 기자를 쫓아낸 사람치고 잘된 사람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